- 감독 : 미셸 공드리
- 출연 : 케이트 윈슬렛, 짐 캐리
누군가에게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? 라고 물으면 대답으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영화. 그런데 이유도 모르겠고 그냥 당기질 않아서 여태 보지 않았었다. 어제 밤에, 드라마를 시작하긴 싫고.. 영화 탭에 들어갔더니 땡기는 영화가 없고.. 고민을 막 하다가, 보긴 봐야겠다 싶어서 켰다.
영화 구성이 독특했다. 나중에 깨닫게 되는 시작 장면들의 의미도 좋았다. 결국 그 사람과 사랑에 다시 빠지게 될 거라는 메시지도 받았다.
그치만 내가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서 그런지, 마냥 감동적이고 좋지는 않았다. 이전엔 나도 환상적인 로맨스와 운명론적 애정관을 믿었는데. 이젠 사랑도 이별도 겪을만큼 겪어서 그런가..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마냥 믿게 되지는 않더라. 오히려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"아.. 참 예쁜 판타지다."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야 하나.
나는 연애를 할 때마다 정말 에너지를 많이 쏟는 편이다. 열심히 사랑하고, 열심히 맞춰주며, 열심히 이해한다. (물론 나도 똑같이 내 강짜를 상대가 맞추게 하기 위해 악 쓰기도 하지만.) 어쨌건 간에, 그렇게 에너지를 있는대로 쏟아붓고 연애를 하다보니까, 나의 이별은 대부분 내 에너지가 끝날 때 왔다. 상대의 상태와는 관계 없이. 내 이별 앞에서 상대가 후회하고 조금 더 기회를 달라고 할 때도, 나는 그걸 시도해 볼 여력조차 없을 정도로 지쳐있었다 보통.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, 결국 다시 만나서 "우리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니까, 또 싸우게 될 거다" 라는 대화 끝에 "오케이" 라는 답변이 오는 그 감동적인 장면보다 사소하거나 큰 문제로 싸우는 장면들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. 저 과정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, 그 과정들을 무시하는 게 내 행복을 위해 얼마나 힘든 일일지 알고 있기 때문에.
너무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데리고 최고의 판타지를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다. 그래도 내가 예쁜 판타지라고 생각한 걸 보니, 여전히 나는 저런 사랑을 희망하고 싶다보다. 현실은 아니라는 이성이 앞선 것에 슬픔과 동시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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